새벽 2시의 신데렐라 로코 속에 숨어버린 감정의 흐름

새벽 2시의 신데렐라 로코 속에 숨어버린 감정의 흐름

 

 

쿠팡플레이가 또 한 번 드라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화제성은 살짝 미흡했다는 게 아쉽죠. 제목부터 귀를 사로잡는 "새벽 2시의 신데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 과연 진짜 매력을 보여줬을까요?

드라마의 원작은 아이고메 웹소설로, 웹툰으로도 이미 인기 있었던 작품이죠. 그런 인기를 등에 업고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니 기대는 당연히 컸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를 완전히 채웠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했던 느낌이 강하게 남네요.

 

 

사전 제작이 2024년 3월에 끝났고, 배우진도 나름 탄탄했습니다. 신현빈과 문상민이라는 조합, 글쎄요, 둘의 나이 차가 극 중에서도 실제로도 꽤 컸는데, 이 부분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던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재벌 2세이자 비밀을 품은 채 회사에 취직한 서주원(문상민)과 그런 그의 정체를 모른 채 사랑에 빠진 하윤서(신현빈)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로코의 전개를 따릅니다. 익숙하죠. 너무나 익숙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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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바탕에 두고 있지만, 하윤서 캐릭터는 조금 더 주체적인 신데렐라를 그립니다. 하지만 그 주체적인 면모가 과연 충분히 부각되었을까요? 서주원의 엄마 회장이 등장해 둘을 갈라놓으려 하고, 하윤서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돈을 받으며 서주원과 헤어지려 합니다. 여기까지는 나름 긴장감이 있죠. 그런데 그 뒤로 서주원이 하윤서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그 익숙한 전개, 클리셰는 또 한 번 등장합니다.

 

 

중간에 이현우가 맡은 이성민 캐릭터가 등판하면서 로맨스의 질투 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데요. 이성민은 하윤서의 마음을 흔들며 서주원과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특별출연이지만, 마지막회까지 중요한 역할을 맡아 극을 이끌어나갑니다. 이성민의 등장은 좋았어요. 하지만 질투와 긴장감으로만 채워진다는 점에서 약간은 아쉽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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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로코’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대했던 달달함이나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요소는 다소 부족했습니다. 서주원은 재벌 2세인데도 불구하고 로맨스가 깊이 있는 드라마로 느껴지기보다는, 조금은 가벼운 만남과 이별의 반복에 가까웠습니다. 더구나 하윤서 캐릭터가 회사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재단을 이끌어가는 부분은 좋았지만, 그 와중에도 뭔가 아쉬움이 남았죠. 여성이 주도하는 서사를 강조하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이를 로맨틱 코미디와 자연스럽게 엮지 못한 점이 드라마의 약점이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 속의 또 다른 인물들, 서주원의 형 서시원(윤박)과 그의 아내 이미진(박소진)의 관계는 더욱 이상합니다. 둘의 정략결혼은 로맨스를 완전히 배제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결혼은 했지만 부부답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서 서사를 조금 더 끌어낼 수 있었겠지만, 그 부분도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게 아쉽네요. 이미진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썸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그 기대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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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현빈은 극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그녀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잘 보여주었지만, 전체적으로 시나리오에서 더 달달하고 설레는 장면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듯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까요?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던 의도는 좋았지만, 그에 따른 서사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한 부분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매력도를 떨어뜨린 요인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마지막으로 하윤서가 재단을 이끌어가는 장면에서 드라마는 끝이 나지만, 그 과정에서 서주원과의 로맨스는 점점 뒷전으로 밀린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로코답게 감정의 과즙이 더 흘러넘쳤다면 어땠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