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수첩 정서학대 경찰 수사 심층 취재 강제 분리 가해자 지목 교사 아동학대 신고 김은정 자살사건 전말 부산 초등학교 여교사 pd수첩 1365회
제작진으로 제보가 한 통 도착했습니다. 2021년 여름, 부산의 모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가 있다는 사연입니다. 제보자는 해당 교사가 사망하기 며칠 전 ‘아동학대’로 신고당했다고 했습니다. 언론이나 지역사회에서도 알려지지 않고, 부산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 제작진은 그 진실의 행방을 따라가 봤습니다.
제보를 통해 알게 된 소문의 교사는 바로 故 김은정(가명) 교사. 부산을 찾아간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해당 교사가 근무했던 당시 학교의 관리자를 만나 신고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故 김은정 교사가 수업 시간 준비물을 가져오지 못한 학생들에게 준비물을 빌려주던 중 욕설을 한 학생을 복도로 내보냈고, 또한 학생을 남겨 적기 싫다는 반성문을 쓰게 했다는 것입니다. 학부모는 쓰기 싫은 반성문을 억지로 적게 한 것을 문제 삼았다고 했습니다. 이후 학부모의 민원으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김은정(가명) 교사는 학생과 강제 분리돼 반에서 떠나야 했습니다.
- 故 김은정 교사 사건 당시 교감 中
학부모님이 아동학대라고 주장하는데 학교에서 아닙니다. 이렇게 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전국적으로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들은 많았습니다. 전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올해 교육경력 35년 차인 이혜숙(가명) 씨. 그녀는 재작년 칠판에 붙여진 호랑이 캐릭터가 들고 있는 레드카드 옆에 학생의 이름을 붙였다는 이유로 아동에게 수치심을 주어 정서학대로 경찰 수사까지 받았습니다. 또한 교육경력 20년 차인 광주의 최윤정(가명) 초등학교 교사, 인천의 경력 12년 차인 초등학교 교사 등 각 지역에서 무수히 많은 제보가 몰려들었습니다.
제작진이 만난 교사들은 하나같이 아동학대로 학생 학부모에게 신고당해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가는 교사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실 안에서 학생들을 책임지는 교사들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이 있어도 학생을 강하게 제지하지 못하는데요, 심지어 자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거나 강제로 일으켜 세워도 다른 학생 앞에서 수치심을 주는 행위가 될 수 있고, 정서적 아동학대의 신고 대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한 익명의 초등학교 교사는 결국 학생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 익명의 초등학교 교사 中
그냥 이렇게 가르치는데 듣든 말든, 핸드폰을 하든 말든, 선생님한테 욕을 하든 말든 그냥 녹음기 틀어 놓은 것처럼 수업하고 교실을 나가는 거죠
아동학대 신고로 가해자로 지목되어 조사를 받아야 했던 일선 교사들의 상황을 취재한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는 3월 7일 밤 9시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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