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63회 리뷰 식품 사막에 사는 사람들, 장보기도 용기가 필요한 사회의 민낯
KBS1 ‘더 보다’ 63회 ‘식품 사막에 삽니다’ 리뷰. 고령화·지역소멸이 만든 식품 불평등 현실과 농촌 노인들의 식탁 위 절망을 깊이 있게 조명한 시사 다큐멘터리.
우리는 배달 앱을 열면 10분 안에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집 앞에서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삽니다. 그러나 같은 대한민국에, 냉장고를 채울 계란 한 판을 사기 위해 ‘버스 다섯 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25년 6월 22일 방송된 KBS1 ‘더 보다’ 63회 ‘식품 사막에 삽니다’는 그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1. ‘식품 사막’이란 무엇인가?
식품 사막이란, 정기적인 식료품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말합니다. 특히 마트, 슈퍼, 정육점 등이 사라진 농촌 지역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죠. 방송에서는 하루에 버스가 고작 다섯 번 오는 마을, 혼자 사는 노인이 그 버스 한 대를 타기 위해 얼마나 큰 결심을 해야 하는지 그려졌습니다.
시골 출신인 저에게 이 장면은 너무 낯익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사시던 산골 마을에는 가게 하나 없었고, 마을회관 앞까지 트럭 장사가 올 때만 식자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할머니는 “달걀 한 판 사려면 하루 종일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하셨습니다.
2. 고립된 식탁, 무너지는 건강
식품 사막에 사는 노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단백질 섭취 부족입니다. 방송에서는 우유, 계란, 신선 고기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소개되었고, 이로 인해 영양 불균형이 나타난다는 점을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혼자 먹을 거니까, 그냥 김치에 밥만 말아 먹어요.” 한 어르신의 말이 뼈처럼 와닿았습니다. 먹는 게 건강이고, 식탁은 곧 삶의 질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그 말 한마디에, 삶의 의지가 조금씩 줄어드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죠.
3. 왜 해결되지 않는가?
‘더 보다’는 단순히 현상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정책 부재의 문제도 짚었습니다. 전국 행정리의 70% 이상이 식품 사막이라는 통계는 충격적이지만, 아직도 관련 법과 제도는 미비한 상태입니다. 배송 인프라, 로컬푸드 마켓, 공동배송센터 같은 해결안은 존재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거나 지속성이 떨어집니다.
이 방송을 보며, 저는 청년 농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도심의 ‘푸드 오아시스’ 대신, 식품 사막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도시 사람은 불편하면 불평하지만, 시골 사람은 불편하면 포기하니까요.” 그 말의 무게를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4. 단지 ‘불편한’ 삶이 아니다
‘식품 사막’이라는 단어는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표현합니다. 사실 그것은 ‘식탁 위에서의 소외’이자 ‘존엄한 식사의 권리 박탈’입니다. 방송에 나온 어르신들은 “사 먹을 데도 없고, 내가 만들어 먹을 기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 정책과 지역 균형 문제입니다.
방송은 이런 현실을 단정적이지 않게, 그러나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화려한 CG 없이도 진심으로 전해지는 ‘불편한 진실’이야말로 ‘더 보다’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5. 기자의 개인적 결론
‘더 보다’ 63회를 본 후, 저는 식사를 준비할 때 ‘내가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가 먹을 수 없느냐’를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음식을 ‘선택’하지만, 누군가는 음식조차 ‘결정’하지 못합니다. 그 선택의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요?
‘더 보다’는 그 질문을 던졌고, 저에게는 깊은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의 식탁에 조금 더 감사를 느낀다면—그것만으로도 이 방송은 제 역할을 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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