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서동주 신혼집 최초 공개 낡음에서 빛나는 새로움을 만나다
5월 27일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방송인 서동주의 신혼집이 최초 공개된다. 60년 된 구옥을 개조해 만든 부부의 보금자리와 외할아버지의 집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손녀의 집까지, 공간에 담긴 진심이 빛난다.
집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기는 사람, 이야기, 그리고 시간의 결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깊게 배어 있다. EBS1 건축탐구 집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2025년 5월 27일 방송되는 잘 고친 구옥 하나, 열 신축 안 부럽다 편은 특히 그 의미가 더욱 뚜렷하다. 방송인 서동주의 신혼집과 외할아버지의 집을 물려받아 새롭게 꾸민 손녀의 집, 두 공간은 시간과 감정이 만나는 특별한 장소였다.
이번 방송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건 방송 최초로 공개되는 서동주의 신혼집이다. 그녀는 국제 변호사이자 방송인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건축 애호가라는 새로운 면모를 더했다. 예비 신랑과 함께 오래된 주택을 직접 고치고 꾸미며 둘만의 삶의 방식을 반영한 이 집은, 흔히 말하는 '아파트 감성'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 강북의 오래된 골목, 그 안에 자리한 70년대식 불란서풍 주택. 낡고 좁은 골목길에 화사하게 등장한 붉은 대문은 그 자체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서동주는 “아파트 대신 단독주택을 택한 건, 우리 둘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이 말에서 진정한 공간의 의미가 느껴졌다.
특히 경매를 통해 구입한 이 집은 처음 내부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구매한 판도라의 상자 같은 곳이었다고. 지붕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 도면은 실제와 전혀 달랐고, 단열도 되지 않은 상태. 하지만 이 부부는 끝내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그 모든 고생 끝에 완성된 신혼집은 가장 나다운 공간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서동주의 집을 통해 나 역시 "집은 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곳"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 자칫 무조건 새것에 집착하던 내 시선에 경종을 울리는 순간이었다. 오래된 집이라도,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시간이 모이면 무엇보다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또 다른 감동의 공간도 소개됐다. 경기도 분당, 대형 저택들 사이 유독 눈에 띄는 소박한 주택. 그곳은 손녀가 외할아버지의 집을 개조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 장소다. 결혼 후 전세 아파트에서 살아온 그녀는 집을 마음껏 꾸미지 못했던 아쉬움을 외할아버지의 옛집에서 풀어냈다.
특이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유럽 유학 경험 덕분에 오히려 친숙하게 느껴졌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어시스턴트로 외국의 다양한 집을 취재한 기억을 더듬어, 좁은 공간을 넓게 쓰는 방법을 섬세하게 적용했다.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타일, 색감으로 경계를 허물어낸 벽, 그리고 돌출을 줄인 가구들… 모든 디테일이 사람 냄새 나는 집을 완성시켰다.
무엇보다도 이 집에서 가장 감동적인 건 공간 그 자체가 기억의 집이라는 점이다. 외할아버지의 향기가 스며든 이 집은 이제 손녀가 삶을 새롭게 펼치는 무대가 되었고, 그녀의 손길 하나하나가 외할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고 있었다.
이번 건축탐구 집은 단지 잘 꾸며진 집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어떤 기억을 품고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건축 다큐를 넘어 인생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신혼이라는 새로운 시작, 이별 이후에도 남은 사랑, 그리고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공간.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잘 고친 구옥 하나는 우리에게 진정 집이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만든다. 오늘 밤 9시 55분, 그 따뜻한 이야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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