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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정보

명령인가 헌법인가 시사기획 창 항명과 복종 군인의 양심을 묻다

by 해피냥냥이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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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인가 헌법인가 시사기획 창 항명과 복종 군인의 양심을 묻다





KBS1 <시사기획 창> 502회는 '항명과 복종'을 주제로, 12.3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군의 역할과 윤리, 그리고 헌법 수호자로서 군인의 사명을 재조명한다. 군복 속 민주주의의 무게를 성찰하는 방송.




4월 22일 방송된 KBS1 <시사기획 창> 502회는 '항명과 복종'이라는 화두 아래, 군이 과연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항명 사례를 조명하고 군 조직 내부의 명령 체계, 그리고 군인의 헌법적 사명에 대해 심도 있게 파헤친 이 방송은 그야말로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이 회차는 미국의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의 명언으로 시작된다. "군은 폭군이 아니라 헌법에 충성해야 한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에 대한 군 개입을 명령했을 때, 그는 공개적으로 이에 항명하며 "우리는 수정헌법을 지킨다"고 선언했다. 이런 사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인의 양심이 무엇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군은 45년 만에 또다시 비상계엄에 동원됐다. 당시 병력은 국회에까지 진입했고, 지휘 체계와 법적 절차를 무시한 명령 수행이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대통령 명령은 절대적이며, 반기를 드는 건 쿠데타"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그는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명령에 복종했지만, 결과는 불명예였던 셈이다.





방송은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내용을 보여줬다. 계엄 상황에 투입된 707특수임무단 등 특전사 병력 1,605명 가운데 무려 154명이 최근 전역 또는 휴직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이는 PTSD, 군 복무 회의감, 도덕적 딜레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군인이 명령을 따르면서도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개인적으로도 군 복무 시절, 상급자의 명령이 법이나 윤리와 상충할 때 느꼈던 심리적 불편함이 떠올랐다. 조직 내에서 ‘예’만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용기와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바 있다. 이 방송을 보며 그 기억이 생생히 되살아났다.





또한 육군사관학교의 문화와 체계적 문제점에 대한 보도도 인상 깊었다. 상명하복의 군사문화가 창의적 사고를 억제하고, 때로는 민주주의 원칙과 배치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이번 방송은 그 현장을 직접 설문조사와 내부 생도의 증언을 통해 보여주며 설득력을 더했다.





특히 '파이데이', '소개 점호' 등 군기 문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복종하는 기계’라는 표현은 우리 군 조직에 대한 뼈아픈 반성을 요구한다. 군은 그 자체로도 힘 있는 집단이지만, 법과 윤리 위에 존재해서는 안 되며, 국민의 군대라는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김오랑 소령의 이야기였다. 그는 1979년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인물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평가나 예우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그의 아내는 실명했고, 유골은 산골 처리되었다. 이는 ‘정의로운 항명’의 대가가 얼마나 가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실이며, 동시에 우리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역사적 과제다.

이러한 이슈는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직결된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사건 역시 군 내부의 명령 체계와 헌법 가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국회에서도 군인의 명령 거부권, 헌법 수호의무 등을 중심으로 한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인 신호다.





KBS <시사기획 창> 502회는 단순한 사건 재구성이 아닌, ‘우리 군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의 군인의 정체성을 다시금 되짚는 계기가 된 이번 방송은, 대한민국 군이 진정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내디뎠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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