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뜨거운 땀방울 위에 피어나는 쉼표 한 조각 KBS1 한국인의 밥상 713회
KBS1 ‘한국인의 밥상’ 713회, 땀 흘려 일한 이들에게 쉼과 위로를 주는 여름의 맛. 안동 금소마을, 사천 신벽동, 군위 밀밭에서 만난 삶과 음식 이야기.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가끔은 숨을 고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땀 흘려 일하는 여름, 그 무더운 계절 속에서 잠시 멈춰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는 따뜻한 한 끼의 밥상. KBS1 ‘한국인의 밥상’ 713회는 바로 그런 순간들을 담아냈습니다.
7월 10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 ‘뜨겁게 일한 당신에게, 쉼을 부르는 여름의 맛’ 편은 각기 다른 삶의 현장에서 고된 일상을 버텨내는 사람들과 그들의 여름 밥상을 통해 잊고 있던 ‘쉼’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직접 방송을 보며 저도 무언가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바쁘고 치열한 하루 속에서 늘 빠르게만 살아가다 보니, 이렇게 천천히, 따뜻하게, 온기 가득한 밥상을 마주할 일이 얼마나 없었던가 싶더라고요.
안동 금소마을, 여름의 구슬땀과 안동포
첫 번째 이야기의 무대는 경북 안동시 임하면 금소마을입니다. 안동포, 즉 삼베로 유명한 이 마을은 여름이면 유난히 바쁩니다. 안동포의 원료인 대마가 바로 이때 수확되기 때문이죠. 햇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는 마을 사람들은 대마 줄기를 삶고, 말리고, 손으로 결을 쪼개는 반복된 노동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그 풍경을 보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뭉클했습니다. 특히나 대형 산불을 겪고서도 안동포를 지키기 위해 다시 모인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뭉클함을 넘어 경외로 다가왔습니다. ‘삼굿찜’이라는 전통 음식은 대마 줄기와 함께 쪄내어 깊은 향과 맛을 자랑하는데, 마치 오랜 시간 견뎌온 마을의 역사와 닮아 있었습니다.
특히 ‘민물잡어매운탕’과 ‘두부완자찜’을 손수 준비하는 김점희 씨의 손길에서 전해지는 정성과 따뜻함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 오랜만에 ‘음식은 마음’이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 순간이었습니다.
사천 신벽동, 바다의 품에서 찾은 여름 밥상
두 번째 이야기는 남해의 푸른 바다를 품은 경남 사천 신벽동. ‘정 서방’이라 불리는 정현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어부가 되었고, 지금도 변함없이 그 바다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음식은 바로 ‘홍메기맑은탕’. 대구와 비슷한 맛을 내는 홍메기를 살짝 말려서 끓여낸 맑은탕은 바다 내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방송을 보며 얼큰한 국물 한 숟갈 떠먹는 상상을 했어요. 힘든 하루 끝에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그런 한 그릇, 정말 간절해지더군요.
붕장어 두루치기와 호박꽃 만두까지 곁들여진 한 상은 바다의 싱그러움과 함께 사람들의 웃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는 바로 이거예요. 밥상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 어릴 적 가족들과 모여앉아 먹던 여름 보양식이 생각나서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고요.
군위의 밀밭, 땅과 사람이 빚어낸 전통의 맛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구 군위읍에서 우리 밀을 재배하는 성종걸 씨입니다. 아버지를 따라 고향으로 내려와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앉은키밀’ 농부가 되었습니다.
그의 밀밭은 여름이면 황금빛으로 물들고, 그 밀로 만든 음식은 또 하나의 예술이 됩니다. ‘운두병’이라는 전통 수제비와 ‘가마니떡’은 그 맛도 맛이지만, 거기에 담긴 마음이 더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할머니가 해주던 수제비 생각이 나요. 밀가루를 손으로 반죽하고,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구수한 냄새에 괜히 설레었던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 소박하고 따뜻한 밥상이 얼마나 소중한 기억인지, 이번 방송이 새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결국, 밥상은 사람의 이야기다
KBS1 ‘한국인의 밥상’ 713회를 보고 있자니 ‘밥상’이라는 게 단순한 끼니 이상의 의미라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것은 삶의 축복이고, 공동체의 연결이며, 오늘의 나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었습니다.
뜨겁게 일하고, 땀 흘리고, 함께 밥상을 나누며 웃는 사람들. 그 모습은 제가 잠시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끔은 잠시 멈춰서, 온기 가득한 밥 한 끼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아마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이런 쉼과 따뜻함이 아닐까요?
다음 여름, 또다시 만날 수 있기를
마지막 화면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꼭 저도 저런 밥상 앞에 앉아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금소마을에도, 사천 바다에도, 군위 밀밭에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작은 바람이 생겼습니다.
여름의 뜨거움 속에서도 쉼을 찾을 수 있는 곳, 그것이 바로 진짜 행복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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