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1386회 스토킹 처벌법 피해자 비웃은 스토커 가해자 처벌 끝나지 않는 죽음 노원구 세모녀 살인사건 반의사불벌죄
그것이 알고싶다 1386회
스토킹 처벌법
피해자 비웃은 스토커 가해자 처벌
끝나지 않는 죽음
노원구 세모녀 살인사건
반의사불벌죄
2월 24일 방송 되었던 그것이 알고싶다 1386회에서는 추락과 멍키스패너, 부산 연쇄 스토킹 사건을 다루면서 스토킹 범죄의 충격적인 현실과 위험성에 대해서 업급하였습니다.
- 24세 고 이민경씨
언젠가는 이탈리아에서 피자집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이야기하던 그녀는 지난 1월 7일 새벽 본인이 살고있던 부산의 한 오피스텔 9층에서 추락하며 돌연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으로 주변에서도 평판이 좋았으며, 새로운 남친과는 연애를 시작한 시점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2월에는 대학졸업을 앞두고 있었으며, 5월에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까지 계획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이 민경씨를 처음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사람은 그녀의 전 남친이었다는 김씨였는데요. 그리고 김씨는 민경씨가 사망한 당일날 늦은 시간까지 그녀의 집에서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김씨
2시 20분까지 민경씨의 집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나왔는데 건물 밖으로 나온 뒤 민경씨가 1층 앞에 추락하여 쓰러진 모습을 목격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민경씨와 김씨는 이미 결별한 사이였습니다. 그리고 민경씨는 김씨와 만나던 기간중에도 그의 집착과 통제 때문에 힘들어 했습니다. 또한 빈번하게 데이트 폭력까지 당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씨는 민경씨의 집에서 난동을 부리고 폭행까지 일삼으면서 친구와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던 것도 여러 차례였다고 하는데요.
이민경씨 온몸 시퍼렇게 멍든 사진 증거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한 민경씨는 몇 차례나 김씨에게 결별을 통보 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김씨는 그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민경씨를 스토킹하며 일방적으로 만남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군다나 민경씨의 집에 무단 침입하여 자살을 할 것을 암시하며 민경씨에게 협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 민경씨 지인들
사랑의 방식이 아니었다. 흡사 영화에 나오는 무서운 한 장면 같았다.
사망 당일 새벽에도 민경씨가 새로 사귄 남친과 데이트를 하고 있던 스크린 야구장까지 김씨가 쫓아오기도 했습니다. 남친은 민경씨의 안전을 걱정해서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으나 김씨는 벌써 그녀의 집안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김씨
민경씨와 미리 약속을 했다.
- 유족과 친구들
김씨의 스토킹을 두려워하고 있었던 민경씨가 그럴 이유가 없다.
주변 CCTV를 살펴본 결과, 민경씨가 추락하던 그 때의 모습이 찍혀 있었는데요. 민경씨는 창밖으로 떨어지기 직전까지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 되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진술을 뒤집으며 민경씨가 추락하는 그 순간에도 집에 함께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 김씨
민경씨의 추락사에 대해 자신은 무관하다.
- 유족들
민경씨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했던 김씨가 민경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의심했습니다.
- 전문가들
(김씨의 심리에 대해서) 민경씨에게 버림받는 것에 대한 공포가 상당한 수준으로 고조가 되어 있으며, 가해자의 평상시 성향으로 봤을 때 분노를 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 가해자가 없었다면 민경씨의 추락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민경씨 추락사 명백히 스토킹의 폐해 폭력 때문에 일어난 사건
- 민경씨 가족들
민경씨가 이전에도 김씨로부터 여러 차례 자살 협박을 받았으며, 참다못해 그녀도 창 밖으로 뛰어내려 죽겠다며 맞대응했더니 김씨가 비로소 행동을 멈췄다.
CCTV 민경씨 추락하기 전
난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듯한 모습 포착
- 심리 전문가들
자살하려는 사람의 행동과는 거리가 멀다. 민경씨가 굳이 난간에 매달리는 위험한 행동을 스스로 해야만 했던 정황을 봤을 때 자살이라는 행동을 스토킹의 협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사용한 상황은, 그만큼 가해자로부터 심각한 폭력에 대한 위협을 느끼는 순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 김씨 법률대리인
민정씨 사망 당일 폭행은 없었으며, 연인간의 다툼이었다. 스토킹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리고 민경씨가 이전에도 김씨와 다툴 때 난간에 올라간 적이 있다.
- 민경씨 유족들
경찰이 3번이나 거듭된 신고에도 피해자를 적절히 보호하려는 조치가 없었다.
- 경찰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절차대로 처리했다.
-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연구관
피해자 측이 3번이나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상황을 제대로 몰랐다고 하는 게 문제다. 가장 중요한 피해자가 위험하냐, 안전하냐라는 것을 판단하는 데 실패한 경찰의 안이한 대응이 초래한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렇게 스토킹 피해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대처는, 민경씨만의 사례가 아니었는데요. 공교롭게도 민경씨의 오피스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있던 한은영(가명)씨도 지난해 3월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헤어진 전 남친 권씨가 은영씨의 회사까지 찾아와서 다시 교제 요구를 하다가 이를 거절당하자 미리 준비해 왔던 흉기를 가지고 은영씨를 공격한 것인데요. 권씨는 몽키스패너로 은영씨의 머리를 내리치고, 칼로 가슴 부위를 찌르기까지 하였습니다.
은영씨의 비명소리를 들은 직원들이 달려와서 권씨를 제압했으나 그녀는 이미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도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렇게 은영씨는 응급수술로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현재도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권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15년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미 사건 발생 전부터 권씨는 은영씨의 집에 무단 침입하여 자해 소동과 협박을 했다고 하는데요. 또한 권씨는 접근금지 고지 후에도 태연히 은영씨한테 협박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사실을 보고 받았음에도 피해자에게는 메시지 차단을 하면 된다고 답한것이 전부 였다고 합니다.
- 은영씨
(거듭된 권씨의 스토킹 때문에) 정말 죽을 것 같다. 너무 무섭다.
- 경찰
은영씨의 신상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담당 수사관
권씨가 다른 여자친구가 생겨서 고향에 내려간다는 말만 그대로 믿고 권씨를 풀어줬다.
경찰은 결국 은영씨가 피해를 입고나서야 권씨를 체포했습니다.
- 은영 씨
경찰이 저를 직접 대면하지 않았는데 왜 신상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공교롭게도 고 민경씨와 은영씨의 사건을 맡았던 경찰서는 전부 같은 관할구역이었습니다.
- 경찰
절차대로 필요한 조치를 다했다.
- 심리전문가 김태경 교수
스토킹을 하는 사람들의 성향 자체가 집요하고 집착적이다. 앙심을 품으면 혼자 풀지 않는다. 이들의 분노가 저절로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토킹 범죄가 무서운 게 바로 그 지점이다. 끝나지 않는 네버엔딩 스토리라는 것이다.
- 표창원 범죄심리 분석가
여전히 우리 사회가, 경찰이, 스토킹 가해자의 특성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 스토커를 이해한다고 착각하고 자만하고 있다. 그 결과가 이런 끔찍한 사건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 전문가들
접근금지 조치를 어기고 있다는 것은, 가해자가 법을 준수할 생각이 없고 상대에게 언제든 보복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경찰은 이를 막을 수 있는 조치들을 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2021년 노원구 세모녀 살인사건
이 사건은 스토킹 범죄가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범인 김태현은 범행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집요하게 스토킹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사건으로 인해서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스토킹 처벌법 개정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7월 스토킹 처벌법이 개정되어서 빈틈으로 거론되던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음) 조항은 최근에 폐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피해자가 설사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더라도 공권력이 가해자를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사단계에서 가해자한테 위치추적 전자발찌도 부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민경씨는 경찰 대면으로 적극적인 처벌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스토킹 피해자로서의 적절한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습니다.
- 익명 요구한 경찰들
(대처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밝히며 ) 스토킹범죄의 경우 돌발적인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 또한 자칫 체포를 했다가 과잉 대응 문제 등으로 번지게 되면 경찰 조직이 책임져주는 게 아니라 개인에게 떠넘기는 현실이다.
- 현행법
피해자 보호를 위하여 가해자가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를 위반할 경우, 벌금에서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음
하지만 은영씨의 피해사례를 감안해 봤을 때 사후에 가해자한테 선고되는 형량이 큰 의미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 전문가들
특정한 해당 사례에 대하여 의무적 체포를 적용하고 오히려 경찰이 체포하지 않은 이유를 작성하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 영국 법무부
괴롭힘 방지법을 통하여 스토킹 등 괴롭힘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영장없이도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
하지만 국내에서는 영국과 같은 의무적 체포 규정이 없습니다.
- 허민숙 조사관
(민경씨의 사례를 거론하며) 이 젊은 여성이 얼마나 고군분투했고 살려고 노력했고 최선을 다했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면서 헤어지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스토킹에 대한 오해가 풀려야 한다. 문제는 반복이다. 똑같은 사건이 일어나면 피해자는 또 사망하거나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한국은 영국이나 캐나다 등 먼저 스토킹 처벌법을 도입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30년 가까이나 뒤처져 있습니다. 그러나 스토킹 처벌법은 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끝이 아니라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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